오늘은 미국의 결혼식에 대해서 알아 보기로 하자. 미국에는 우리처럼 결혼만을 전문으로 하는 예식장은 보기 힘들다. 주로 교회나 연회장 같은 곳에서 결혼식을 치르는 것이 보통이다.

한 번은 친구의 초대를 받아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었다. 한국의 결혼식과는 좀 다른 점들이 있었다. 우선은 거의 대부분의 경우 신랑, 신부의 들러리(bridesman, bridesmaid)가 있다는 점이다. 그날 내가 참석한 결혼식에는 꼬마 들러리 2명을 포함하여 무려 8명의 들러리가 있었다. 주로 들러리는 신랑, 신부의 친한 친구들이 하게 되는데 모두 정장, 드레스를 차려 입고 신랑, 신부보다 먼저 입장하여 신랑, 신부 자리 양옆으로 선다.

식이 끝나고 피로연이 열리는데, 대개는 같은 장소 혹은 주변의 연회장 등에서 치뤄 지는데, 신랑, 신부와 들러리들이 중앙의 상석 테이블에 앉는다. 그리고 우리가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신랑이 신부와 춤을 추고, 그리고 신부가 아버지와 춤을 추기도 한다.

나는 이 피로연에서 재미있는 풍습을 보았다. 하객들이 보는 앞에서 신랑이 신부의 드레스 속으로 들어가 손을 사용하지 않고 입으로 신부의 스타킹 밴드를 벗겨서 신랑의 미혼인 친구들을 향해 던지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지 못했던 풍습이라 난 도대체 무슨 행동일까 매우 궁금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결혼을 안 한 신랑 친구들에게 여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함 이었다.

신부의 스타킹 밴드를 받은 남자는 신부의 부케를 받은 신부 친구와 함께 피로연장의 중앙에 마련된 의자에 앉는다. 하객들의 시선이 일제히 부케를 받은 여성에게 집중이 되고 신부의 밴드를 받은 행운의 남성은 부케를 받은 여성에게 다가가 스타킹을 다시 신겨준다. 어색하게 스타킹을 신기는 남자나 쑥스럽게 앉아있는 여성을 보며 하객들은 폭소를 터뜨린다. 처음 보는 나에게는 매우 재미있고 신기한 풍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