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주말이었다. 처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집 앞에 있는 공원에 피크닉(Picnic)을 갔었다.

공원은 영화에서 본 것처럼 깨끗하게 유지되어 있고 너무나 아름다웠다. 호수에 청둥오리, 흰오리 그리고 고양이 크기 만한 다람쥐가 여기저기서 뛰놀고 있었다. 미국은 다람쥐도 참 크구나… 다람쥐, 토끼들이 여기 저기 뛰놀고 있는 것이 참으로 좋아 보였다. 사람을 전혀 무서워 하지 않고 오히려 사람들을 따라 다니는 것이었다. 먹을 것을 달라고. 한국 같으면 혹시나 오리들이 다 잡혀 먹히진 않았을까?

미국은 규칙이 엄한 나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불고기 같은 것을 공공 장

소에서 구워 먹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괜히 잡히면 많은 벌금만 낼 것 같아 그냥 마음 편하게 김밥과 음료수와 그리고 과자를 들고 힘차게 공원에 갔다.

공원에는 휴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우리 가족만 빼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들 지글지글 고기를 구워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 가족들이 불고기, 갈비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말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공원 여기저기에 바비큐(Barbecue)를 구울 수 있는 큰 장비가 설치되어 있는 점이었다. 사람들이 숯(charcoal)만 가져오면 스테이크(steak)를 구워 먹을 수 있도록 공원 여기 저기에 장비가 설치되어 있었던 것이다. 우리 가족은 서로 허탈하게 얼굴만 쳐다 보다, 불고기 냄새에 입맛을 다시며 맛있는 김밥을 참 맛없게 먹었다. "다음 번에 공원에 올 때는 우리도 불고기 바비큐를 꼭 먹으리라!" 라고 속으로 굳게 다짐하며…

참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국 사람들은 피크닉 후 쓰레기를 하나도 남김 없이 쓰레기 통에 버리고 간다는 점이었다. 음식 찌꺼기는 눈을 씻고 봐도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러한 질서가 유지되는 것은 선진화된 그들의 의식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질서를 유도하는 강력한 벌금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쓰레기 무단투기에 대한 벌금이 무려 500불에서 많게는 1000불에 이른다. 미국은 기본적인 질서에 대한 것일수록 더 무거운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처음에는 무거운 벌금 탓에 질서가 유지되었을 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내가 본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질서의식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인듯 했다. 비록 그것이 강제성에 의한 질서의식 일지라도 질서가 흔하게 무시되는 한국의 상황보다는 좋아 보였다.

요즘의 한국도 사람들의 질서의식이 높아져 예전 보다는 많이 달라진 모습들을 본다. 보다 선진화된 의식 수준의 향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좋은 인상들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