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2001년도 다 지나가고 2002년을 새로이 준비해야 하는 연말이 되었습니다.
새 해의 계획을 새우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참 세월도 빠른 것 같습니다. 이 맘 때가 되면 우리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옛 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이한다는 뜻인데, 요 맘 때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망년회입니다.
연말이 되면 가정이나 직장에서 또는 친한 친구들끼리 각종 망년회 모임을 갖게 됩니다.

수많은 모임들이 있기 때문에 이미 12월초가 되면 벌써 망년회가 시작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망년회는 우리에게는 술을 많이 먹고 취하는 날이라고 되어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IMF 이후에 술자리 문화가 많이 성숙되어지고 많이 경제적으로 변하긴 했지만 아직도 망년회는 여전히 술을 많이 마시는 모임으로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망년회 술자리의 과음이 문제가 되어 사람이 사망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연말이 다가오면 Year-end and new year holidays 라 부르는 긴 휴가가 있습니다. 특히 망년회를 New Year"s Eve Party 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Christmas Eve 처럼 "신년의 전날 밤" 이라는 뜻으로서 이 때의 파티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대단해서 모두 곤드레 만드레가 되도록 마시고 취해도 양해가 되는 날로서 말하자면 공식적으로 취해도 되는 날인데, 더군다나 작년에는 Century(세기)가 바뀌는 망년회였기 때문에 그 규모도 대단하였던 것 같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도 망년회는 중요한 파티의 하나이므로 이 날은 먼 곳에서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같이 밤을 보내기도 하고, 또는 교회나 성당에 모여 송년 예배를 보기도 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새 해가 오는 것을 함께 맞이하기도 합니다. 한편 성탄절이 가까워지고 망년회의 계절이 되면 시내의 번화가에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구세군(Salvation Army)의 자선남비(Charity pot)가 등장하여 불우이웃돕기(Gift to charity)를 할 수 있게 됩니다.

한 해가 저물 무렵이면 거리에서 항상 볼 수 있는 명물입니다.
사람들은 거리를 지나다가 자선냄비의 종소리를 듣고 추위 속에서 배고픔에 떨고 있을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작은 정성을 나누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미국의 구세군이 한국과 다른 점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구세군(Salvation Army)에 전화를 하면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중고물품(Second Hand)들 예를 들면 가재도구나 의복등 모든 것들을 모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준다는 점입니다.

오늘날의 흥청망청하는 망년회의 유래는 본래 일본의 풍속으로 "한 해의 수고스러움을 잊는다(忘年)"는 뜻이라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1,400여 년 전부터 망년 또는 연망(年忘)이라 하여 섣달 그믐께 친지들끼리 어울려 술과 춤으로 흥청대는 풍습이 전해져 내려온다고 합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의 연말 풍습은 수세(守歲)라 하여 연말이 되면 방 마루 부엌 마구간 등 온 집안에 불을 켜 놓고 조상신이 오는 것을 경건하게 기다리는 성스러운 밤이었다고 합니다. 조상신이 1년 내내 그 집안 사람들의 선악을 모두 지켜 보았다가 연말이 되면 옥황상제에게 이를 보고한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연말 1주일은 일년 동안의 행동에 대한 심판을 기다리는 날인 만큼 경건함을 지켰으며, 흥청거림은 없었다고 하니 오늘날의 망년회와는 그 모습이 많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비록 그 모양과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지나간 일 중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이어 갈 것은 이어 가면서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자는 마음은 동서고금을 통하여 다 같은 것 같습니다.